책 소개
낮엔 속옷회사의 무능한 말단 사원으로, 밤엔 일본 최대의 조직 신선
파의 보스로 살아가는 곤도의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그리고 있다. 조
직보다는 사랑을 택하고픈 남자의 소망은, 그러나 어머니의 강권과 조
직의 보스라는 어쩔 수 없는 책임감 때문에 갈등에 휩싸이는데. 『보
스의 두얼굴』은 야망과 사랑을 동시에 이루려는 남자들의 근성을 위
한 꽤 그럴듯한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속옷회사의 말단 사원인 곤도는 밤이 되면 야쿠자조직의 보스로 살아
가는 두 얼굴의 사나이다. 조직의 우두머리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앉
게 된 자리이긴 하지만 곤도가 원하는 것은 평범한 샐러리맨으로서의
생활이다. 회사 내에서 다른 직장 동료들에게 무시 받는 곤도를 따뜻
하게 대해주는 이는 아키코이다. 아키코는 곤도가 그저 자신의 동료라
는 사실만 알고 있고, 신선파의 두목이라는 것은 알지 못한다. 자신
이 어려울 때마다 나타나서 도와주고 사라지는 의문의 사나이가 아키
코에게는 그저 동경의 대상이다.


한편, 신선파의 조직에서 서열2위인 히지카타와 나마쿠라는 호시탐탐
곤도를 보스의 자리에서 몰아낼 궁리를 한다. 그들은 속옷회사의 말단
사원으로서의 나약한 보스의 모습을 구실로 곤도를 몰아 내려한다. 이
러한 곤도의 행동을 처음에는 나루토가 막음을 해주며, 곤도는 차츰
조직의 우두머리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게 된다. 밤과 낮의 이중생
활에서 곤도의 정체성은 결국 야쿠자에 있다. 어쩔 수 없이 오르게
된 자리이지만 그 자리에 맞는 책임은 스스로가 알고 있다. 평범하지
않는 남자로서 평범한 여인을 사랑할 수 없기에 아키코를 포기하려고
여러 번 마음먹는다. 야쿠자의 보스가 곤도의 정체라는 것을 알게 된
아키코와 아키코를 잊지 못하는 곤도. 두 사람 사이의 줄다리기는 오
늘도 계속된다.



작품은 곳곳에서 조직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회사에서 사장 앞의 간
부들의 모습을 보며 곤도가 느끼는 생각은 ‘아랫사람에겐 강하면서
윗사람에게 약한 것은 회사나 야쿠자나 별로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다. 어느 조직에서든 윗사람의 말은 절대적이며, 그 말에 복종하는 것
이 사회 안에서 살아 남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야쿠자조직
에서는 보스이지만 회사에서는 일개 사원일 뿐인 곤도는 오히려 회사
생활을 통하여 조직의 생리는 배운다. 약육강식의 논리는 아키코를 두
고 ‘경쟁사에게 유능한 인재를 빼앗기느니 매장’시키는 것이 낫다
는 사장의 말에서도 나타난다. 폭력적인 것으로 친다면 야쿠자들이 싸
우는 모습보다 더 잔인한 이야기이다. 그 속에서 곤도는 끝까지 사람
의 모습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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